지난주, 퇴근하고 식탁에 앉아 기분 좋게 맥주 한 캔을 땄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나타난 검은 점 하나가 제 맥주 캔 주위를 윙윙거리더군요. 손으로 휘저어 쫓아냈지만, 1분 뒤 친구들까지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아, 여름이 왔구나..." 처음엔 한두 마리라 무시했는데, 며칠 뒤엔 싱크대 근처만 가면 떼으로 날아오르는 초파리들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급하게 마트에서 초파리 트랩도 사다 놨지만, 녀석들은 비웃기라도 하듯 트랩 옆을 유유히 지나다니더군요.
결국 참다못해 '초파리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저희 집 주방을 '무균실'로 만든 저만의 3단계 박멸 루틴을 찾았습니다. 약 칠 필요도 없는, 아주 확실한 방법입니다.
1. 적을 알고 나를 알자: 그들은 어디서 왔는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녀석들을 잡기 전에 도대체 "방충망도 다 닫혀있는데 어디서 들어온 거야?"라는 의문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알고 보니 초파리는 크기가 2mm 정도로 작아서 방충망 구멍을 통과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우리가 사 온 과일 껍질에 이미 알을 낳아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집 안에서 부화한 것이죠. (이 사실을 알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성충을 잡는 것보다 '서식지'와 '알'을 없애는 게 핵심입니다.
2. 1단계: 외부 유입 차단 (냄새 지우기)
초파리는 개보다 후각이 뛰어납니다. 1km 밖에서도 식초나 과일 냄새를 맡고 날아온다고 합니다.
(1) 재활용 쓰레기 헹구기
제가 범한 가장 큰 실수는 '맥주 캔'과 '배달 음식 플라스틱 용기'를 대충 물로만 헹궈서 쌓아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남은 미세한 당분이 녀석들을 불러모으는 페로몬 역할을 했던 거죠.
- 해결: 재활용 쓰레기는 무조건 세제로 닦아서 냄새를 완전히 제거한 뒤 버렸습니다.
(2) 과일 껍질은 '냉동'보다는 '밀봉'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실에 얼리시는 분들 많은데, 위생상 세균 번식 위험이 있어 추천하지 않습니다.
- 해결: 저는 과일 껍질이 나오자마자 비닐에 넣고 입구를 매듭지어 묶은 뒤, 밀폐 용기(락앤락)에 한 번 더 담았습니다. 냄새가 1도 안 새어 나가니 초파리가 꼬일 일이 없더군요.
3. 2단계: 한번 들어가면 끝! '셀프 트랩' 만들기
시중에 파는 트랩보다 효과가 좋기로 소문난 일명 '치사량 트랩' 레시피입니다. 초파리가 좋아하는 것을 섞어 유인한 뒤 가둬버리는 원리입니다.
준비물: 일회용 플라스틱 컵(또는 빈 페트병), 설탕, 식초, 주방세제, 랩
- 유인액 만들기: 컵에 설탕 1 : 식초 1 : 주방세제 0.5 비율로 넣고 잘 섞어줍니다.
- 원리: 설탕과 식초의 시큼 달달한 향으로 유인하고, 주방세제의 계면활성제가 초파리의 다리를 미끄럽게 만들어 물에 빠뜨려 죽입니다.
- 밀봉하기: 컵 입구를 랩으로 팽팽하게 씌웁니다.
- 구멍 뚫기: 이쑤시개나 볼펜으로 랩 중앙에 작은 구멍을 5~6개 뚫어줍니다. (구멍이 너무 크면 다시 탈출하니, 딱 초파리 몸통만 들어갈 정도로 뚫으세요.)
- 설치: 쓰레기통 옆이나 싱크대 근처에 둡니다. 하루만 지나도 바닥에 수북하게 깔린 초파리 시체를 볼 수 있습니다.

4. 3단계: 최후의 보루 '배수구' (뜨거운 물)
눈에 보이는 건 다 잡았는데도 계속 나온다면? 범인은 100% 싱크대 배수구나 화장실 하수구입니다. 이곳의 물때(슬러지)에 알을 낳기 때문이죠.
(1) 팔팔 끓는 물 붓기
가장 확실하고 돈 안 드는 방법입니다. 전기포트에 물을 가득 끓여서 배수구에 천천히 부어줍니다.
- 효과: 내열성이 약한 초파리 알과 유충이 즉시 사멸합니다. 저는 이걸 3일 연속으로 했더니 거짓말처럼 박멸되었습니다.
(2) 안 쓸 땐 막아두기
설거지가 끝나면 배수구 뚜껑을 덮어두거나, 안 쓰는 그릇으로 덮어두세요. 물리적으로 길을 막아버리면 녀석들이 올라오지 못합니다.
마치며: 평화는 거저 오지 않는다
이 3단계(냄새 차단, 수제 트랩, 뜨거운 물)를 실천한 지 딱 일주일. 지금 저희 집 주방에서는 날아다니는 검은 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밥 먹을 때 손을 휘젓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네요.
여러분도 "한 마리쯤이야" 하고 방심하지 마시고, 오늘 당장 전기포트에 물부터 끓이세요. 지금 잡지 않으면 내일은 100마리가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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