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정보

쌀 씻다가 비명 지를 뻔... 지긋지긋한 '쌀벌레' 쌀 안 버리고 100% 박멸하는 법 (소주, 페트병)

by 뱁새 스탭 2026. 1. 7.

지난주, 저녁밥을 하려고 쌀통에서 쌀을 퍼서 씻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얀 쌀알 사이로 거뭇거뭇한 게 둥둥 떠다니더군요. 처음엔 '흑미가 섞였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으악! 쌀벌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쌀독을 열어보니 이미 벽면에 나방 같은 게 붙어있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산 지 일주일도 안 된 20kg짜리 비싼 쌀인데... 이걸 다 갖다 버려야 하나, 아니면 벌레만 골라내고 먹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폭풍 검색과 실험 끝에 찾아낸 '알코올 훈증법''페트병 보관법'. 이 두 가지로 쌀 한 톨 안 버리고 벌레를 싹 잡았습니다. 저처럼 멘붕 온 분들을 위해 저의 '쌀벌레 퇴치 성공기'를 공유합니다.


1. 왜 생기는 걸까? (너네 도대체 어디서 왔니)

창문도 다 닫아놨는데 도대체 어디서 들어온 걸까요? 알고 보니 쌀벌레(바구미, 화랑곡나방)는 외부에서 들어오기보다, 유통 과정에서 이미 쌀알 속에 눈에 안 보이는 '알' 상태로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녀석들이 기온 20도 이상, 습도 70% 이상인 덥고 습한 환경(딱 요즘 같은 날씨나 보일러 튼 겨울)을 만나면 알을 깨고 부화하는 것이죠. 즉, 우리 집 위생 문제라기보다 '보관 환경'의 문제입니다.


2. 예방 끝판왕: 생수 페트병 보관법 (돈 X)

가장 확실하고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빈 생수병은 밀폐력이 뛰어나 산소 공급을 차단합니다.

  1. 준비: 다 마신 2L 생수병을 깨끗이 씻어 바짝 말립니다. (물기가 한 방울이라도 있으면 쌀이 썩거나 곰팡이가 피니, 며칠 동안 거꾸로 세워 완벽히 건조하세요.)
  2. 담기: 깔때기(없으면 종이를 말아서)를 이용해 쌀을 페트병에 가득 담습니다.
  3. 두드리기: 바닥을 탕탕 쳐서 공기 층을 빼고 뚜껑을 꽉 닫습니다.
  4. 보관: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 야채 칸에 넣어두면, 1년이 지나도 벌레 걱정 없이 햅쌀 같은 맛을 유지합니다.

Tip: 쌀을 꺼내 쓸 때도 쏟기 편해서 밥 짓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먹음직스러운 하얀 쌀이 담긴 그릇 모습


3. 이미 생겼다면? '소주'가 직방입니다 (살균)

이미 벌레가 기어 다니는 쌀, 햇볕에 말리면 될까요? 아니요. 벌레가 도망갈 수는 있어도 쌀알이 건조해져서 밥맛이 뚝 떨어집니다. 이때 가장 과학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알코올(소주)'입니다.

(1) 준비물

  • 먹다 남은 소주 (알코올 도수 30% 담금주면 더 좋음, 없으면 일반 소주도 OK)
  • 소주잔 또는 작은 종지
  • 밀폐 용기

(2) 알코올 훈증법 단계

  1. 벌레 난 쌀을 밀폐가 가능한 통에 담습니다.
  2. 쌀 위에 소주를 담은 잔을 쓰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올려둡니다. (쌀에 붓는 게 아닙니다! 그냥 올려두는 겁니다.)
  3. 뚜껑을 꽉 닫고 3~4일 정도 그대로 둡니다.

(3) 원리와 결과

밀폐된 통 안에서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가스가 차는데, 이 알코올 가스가 성충은 물론 쌀알 속에 숨은 유충과 알까지 질식시켜 죽입니다. 4일 뒤 뚜껑을 열어보면? 거짓말처럼 벌레들이 다 죽어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쌀 씻을 때 물에 둥둥 뜨는 죽은 벌레만 건져내고 드시면 됩니다. (알코올 성분은 밥 지을 때 다 날아가서 냄새 걱정 없습니다.)


4. 예방이 최선: '페트병' 감옥 만들기

소주로 다 잡았다면, 이제 다시는 못 생기게 막아야겠죠. 가장 완벽한 방법은 '공기 차단'입니다. 마늘이나 고추를 넣는 민간요법도 해봤지만, 결국 생길 놈은 생기더라고요.

(1) 빈 생수병 활용하기

저는 다 마신 2L 생수병을 씻어서 바짝 말려둡니다. (물기 있으면 곰팡이 피니 드라이기로 말리세요!)

(2) 소분해서 냉장 보관

  1. 깔때기(없으면 종이 말아서)를 이용해 쌀을 페트병에 담습니다.
  2. 뚜껑을 꽉 닫아 김치냉장고냉장고 채소 칸에 넣어둡니다.

(3) 써보니 좋은 점

  • 완벽 차단: 페트병은 밀폐력이 좋아서 습기와 벌레가 침투할 틈이 없습니다.
  • 편리함: 밥할 때 무거운 쌀포대 들 필요 없이, 물 따르듯이 콸콸 부으면 되니 손목도 안 아픕니다. 1년 내내 햅쌀처럼 신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5. 주의사항: 이건 절대 하지 마세요!

저도 급한 마음에 실수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 마늘/고추 맹신 금지: 이건 예방용이지, 이미 생긴 벌레를 죽이진 못합니다. 오히려 마늘이 썩어서 곰팡이가 필 수 있습니다.
  • 그냥 쓰레기봉투에 버리기: 살아있는 쌀벌레가 든 쌀을 종량제 봉투에 그냥 버리면, 벌레가 비닐을 뚫고 나와 온 집안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 버릴 때도 꼭 냉동실에 얼려서 죽인 뒤 버려야 합니다.

마치며: 밥맛이 달라졌습니다

벌레 때문에 시작한 '페트병 보관'이었지만, 의외의 소득은 '밥맛'이었습니다. 공기 접촉을 막아주니 쌀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아서, 묵은 쌀도 갓 도정한 쌀처럼 윤기가 흐르더군요.

지금 쌀통을 한번 열어보세요. 혹시 검은 점이 보인다면 당장 소주 한 잔을 준비하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식량을 지킬 수 있습니다.